美 동포 로즈 퍼레이드 ‘꽃차’ 탄다 _카지노 복권 운영_krvip

美 동포 로즈 퍼레이드 ‘꽃차’ 탄다 _그립 포커 카운트_krvip

교통사고로 뇌사판정을 받은 맏아들의 장기를 기증해 4명에게 새 삶을 줬던 재미동포 부모가 새해 첫날 미국 패서디나에서 펼쳐지는 로즈 퍼레이드의 꽃차에 탑승한다. 주인공은 캘리포니아주 사우스베이에 거주하는 박태규(59).정숙(53) 부부. 이들은 117회 로즈 퍼레이드에 나오는 12명이 탑승하는 장기기증협회의 꽃차에 타며 아시안으로 유일하다. 수십만 송이의 장미와 국화, 백합 등으로 치장한 수십 대의 꽃차와 마칭밴드 등이 행진하는 로즈 퍼레이드는 매년 100만 명이 운집하고 전세계 80여 개국 5억 명 이상이 TV를 통해 시청한다. 박태규 씨는 LA타임스에서 15년째 광고업무를 맡고 있고, 박정숙 씨는 대한항공에서 일하다 지금은 수출업체 사무직으로 근무한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아버지는 “어차피 죽으면 썩는 육체인데 동포들도 장기 기증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했으면 한다”며 “우리 가족은 눈물도 근심도 없는 더 좋은 곳에서 아들을 만난다는 희망으로 꿋꿋하게 잘 살고 있다”고 장기 기증한 소감을 4일 미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박 씨는 “필요한 이들에게 장기를 통해 생명을 나눠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원래 남을 돕기를 좋아하던 아이였으니 분초를 다투는 환자들을 위해 준다면 아들 녀석도 좋아하겠다 싶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 다니던 큰 아들 종홍(당시 22세) 씨는 2000년 10월 12일 주말 파트타임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오르막길에서 마주 오던 차량과 충돌 사고를 일으켜 뇌사 판정을 받았다. 당시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던 종홍 씨는 이 사고로 뇌와 척수에 큰 손상을 입었다. 친구들은 물론 한국의 친척들도 미국으로 건너가 기적이 일어나길 바랐지만 결국 입원한 지 5일 만에 박씨 부부는 장기 적출수술을 끝으로 아들을 떠나보냈다. 병원의 장기기증협회 코오디네이터를 만나 아들의 장기 이식을 결정한 뒤엔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했다고 아버지 박 씨는 말했다. 장례식이 끝난 후 박씨 부부는 아들이 기증한 심장과 신장, 간이 4명에게 이식돼 새 삶을 살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기증받은 사람들과 만나지는 않았다. 주는 것에 만족했기 때문. 박 씨는 “많은 장기 이식자들이 혈액 불일치 등으로 고생한다는데 그래도 큰 애가 준 이식자들은 건강하게 잘 산다고 하네요”라며 “가끔 그런 소식을 들으면 얼마나 반갑고 기쁜지…”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박 씨 가족은 사고 이전에는 장기 기증에 대해 관심도 가져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저 종홍 씨와 둘째 아들 재현(26)씨가 열심히 살아주는 게 감사한 전형적인 이민자 가정이었다.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식사를 하러 들른 한 레스토랑에서 노숙자가 밖에 서 있자 자신이 주문한 메뉴의 절반을 담아 전해주고 와서 남은 음식을 먹으며 좋아하던 큰 아이의 얼굴이…” 큰 아들이 사망한 지 5년 후 이들 가족의 아름다운 사랑은 둘째 아들에게 이어지고 있다. 소위 잘 나가는 직장인 웰스파고 은행에 다니던 재현 씨는 최근 “가장 위험한 현장에 먼저 달려가 사람들을 돕고 싶다”며 소방관을 자원했다. 말은 안 했지만 형의 `아름다운 죽음’으로 받은 영향 때문이라는 생각에 박 씨 부부는 흔쾌히 승낙했다고 한다. 그는 현재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내 라하브라 소방국에 배치돼 응급환자 지원을 맡고 있다. [연합뉴스]